[뉴스토피아 = 편집국] 도시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지금 여기’를 넘어 어느새 ‘다음 저기’를 향하고 있다. 어제를 배워, 오늘을 만나고, 다시 내일을 열기 위한 도시의 ‘준비’가 바빠지고 있음을 간파한다. 예외 없이 많은 도시들에서 바탕학문, 뿌리학문으로서의 ‘인문학’ 배우기 열풍에 흠뻑 빠져들고 있다.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본질도 모른 채, 자칫 유행처럼 허상을 쫓는 바람으로 그치지 않는다면 말이다.
어디선가 법륜스님께서 전해 주시던 따끔한 가르침의 경귀가 떠오른다. ‘왜 그리 바쁘냐,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그렇다. 우리 지금 어디로 가는 지 알고, 제대로 방향 찾아 가면서 그리도 바쁘게 서둘러 달려가고 있음이던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우리가 달려 가는 곳, 그 정확한 목적지의 향배를 알고자 우리는 오늘도 ‘배움’을 구한다. 지식을 넘어 지혜를 찾아 인생의 구름을 걷어 내는 한 줄기 빛을 찾고 파 누군가에게,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묻고 구하는 ‘삶의 공부’를 이어 간다.
그래서인가? 언젠가 부터 ‘마을’이 답이라며 마을공동체를 만들어 미래의 답을 찾던 도시들이 요즘 부쩍 마을에 ‘배움의 공동체’인 아고라를 일구기 시작한다. 가냥 마을이 아닌 학습마을, ‘공부하는 마을’을 만들어 간다. 이름도 다채롭기 이를 데 없다. 인문학당, 시민아카데미, 열린 시민강좌, 시민자유대학....시민들을 위한 배움 자본을 쌓아가는 지혜의 시장터, 배움의 우물터들이 예저 제서 생겨나고 있다. 가히 고대 그리스 아고라의 한국판 르네상스가 구가되고 있음이다.
그리스 도시국가 폴리스의 아고라는 더 이상 물건을 사고 파는 시장터로 그치는 상업적 교환장소만이 아니었다. 그리스의 아고라는 그 자체가 이미 폴리스 시민들의 지혜가 교환되고 서로가 서로를 가르치고 배우는 지혜가 넘쳐나는 배움터 였다. 서로가 어깨를 마주하며 시를 읊고 웅변을 토로하며 삶의 지혜와 윤기를 더해가는 소크라테스 지혜의 샘물 같은 곳이었다. 그리스 아테네는 도시라기보다 그 자체가 격(格을) 달리하는 하나의 거대한 ‘세상 속 가장 큰 학교’였던 셈이다.
그런 아고라가 2016년 현재 한국의 심장부, 수백의 도시들에서 부활하고 있다. 도시는 ‘이젠 시민’이라며, 꽉 막힌, 도저히 출구가 보이지 않을 것 같은, 답답한 현실의 출구를 시민의 힘 즉, ‘학습시민들의 배움 자본의 힘’에서 찾고자 ‘안간힘’ 을 쓰고 있다. 노력이 가상해서 인가? 그 답이 어인가에 얼핏 얼핏 보이는 듯도 하여 가히 ‘희망’이다. 피안의 세상을 향한 출구가 언듯 언듯 찾아지는 듯도 하다. 시민들이 보이지 않는 ‘배움’을, 보이는 배움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아이들만의 전유물이던 공부를 이젠 어른들이 나서 찾고 있다. 가히 ‘열공시민’들의 ‘열공세상’이다.
도서관 찾아, 인문학 교실 찾아, 시민자유대학 찾아 책가방 ‘등짐’ 한 가득 매고 길 나서는 활기찬 어른들 가히 100세 학습세상이다. 그 분들의 공부 발걸음에서 내일을 향한 출구 ‘한국판 아고라’ 희망 세상이 읽혀진다. 절망의 접점에서 우리는 다시 희망을 가능성을 엿본다. 남아프리카 희망봉은 더 이상 끝이 아니다. 또 하나의 시작이자 출발지이다. 다시 뛰는 한국인의 미래를 향한 ‘출발지’는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었다. 바로 여기, 우리들 마음 속 깊이 자리 잡은 ‘일상학습’이 바로 ‘희망 1번지 플랫홈’ 이었다. 오늘도 어디선가 책 한권 손에 쥐고 기뻐하는 시민들의 웃음 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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