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피아 = 편집국] 잘못된 것을 얼렁뚱땅 눈가림만 하는 일시적인 계책을 ‘미봉책(彌縫策)’이라 한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나 어려운 상황을 벗어나야 할 욕망이 클수록 말바꾸기 식의 ‘미봉책’은 쉽게 그 상황을 벗어날 수 있게 하는 강력한 유혹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문제는 바뀌는 것이 아닌 ‘언 발에 오줌 누기 식’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이러한 꼼수로 인해 신뢰를 잃고 일이 꼬여버릴 수 있다. ‘임기응변’이라 생각해 ‘미봉책’을 사용했다가는 실패의 빌미가 되거나 부메랑처럼 되돌아와 되려 역이용 당하게 된다. 문제를 더 키우고 또 다른 미봉책을 써서 막게 되며 결국 ‘책임 떠넘기기’만 될 뿐이다.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외면한 행태들을 ‘묘책(妙策)’이라고 내세우는 ‘정치권 미봉책’에 민심은 차갑기만 하다. 그런데도 이를 현실을 고려한 부득이한 고육지책(苦肉之策)으로 받아들이라며 우기는 모습들이다. 그렇게 위기를 모면해 온 것을 ‘관례’라고 칭하기도 한다. 매번 선거를 앞두고 모든 영역에서 정치개혁 차원의 제도적 장치가 제기되지만 늘 미봉책으로 일관한 악순환이 반복되어왔다. 그러나 이러한 미봉책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해 이를 자주 사용하고 신뢰까지 잃으면 재기가 불가능해진다. 특히 금융위기와 경제위기를 수습하는데 성급한 미봉책은 장기적으로 엄청난 손실까지 키우게 된다.
‘우선 피하고 보자!’ 몰아붙이고 다그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미봉책’. 이 유혹을 이겨내기란 쉽지 않다. 세상 돌아가는 이치가 이러한 ‘미봉책’으로 인해 온갖 위험에 노출되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봉책이라도 찾아내 다행이라며 한숨짓는 동안 오히려 틈은 더 커져버린다. 가습기 살균제, 세월호 사건, 폭스바겐 사태 등에서 확연하게 드러났다. 최근 논란이 된 표창원 의원의 ‘잘생긴 경찰관’ 발언은 학교폭력 예방 홍보 효과를 높이기 위한 전담 경찰관의 선발기준에 대해 ‘미봉책’이라며 문제점을 지적한 의도였다. 그러나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표 의원이 지적한 ‘스쿨폴리스 제도’의 문제점에 대한 맥락이 아닌 ‘삐뚤어진 성의식’ ‘외모지상주의자’ ‘막말’ 이라며 지적하기에 바빴다.
억울해하면서 사과한 표 의원에게 잇따라 비판이 쏟아졌다. 발언에 이어 논란에 조기 대응하는 방법이 문제였기 때문이다. ‘리베이트 파문’으로 사퇴한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도 마찬가지다. 정치(政治)는 생각의 차이나 이해 관계를 둘러싼 다툼을 해결하는 활동이다. 정치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 바로 정치인이다. 자신의 올바르다는 확신이 앞서 의견의 차이와 다툼이 생겼을 때 ‘이 정도면...’ 이라는 생각에서 대응이 미흡했던 것이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게 된 상황들을 접할 때마다 ‘정치인들이 이래서 일할 틈이 없겠구나’라는 생각을 또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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