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피아 = 편집국]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자살율 1위인 나라다.
근로자들이 업무상 과로 및 정신적 스트레스로 자살하는 추세는 매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2014년 기준 자살로 업무상 산재신청을 한 건 수는 총 몇 137건이다. 그리고 그 중 자살이 업무상 재해로 승인된 건수는 총 몇 47건으로 승인율이 34.3%밖에 되지 않는다.
이렇게 업무상 자살사건에 대해 산재 승인율이 낮은 이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근로자의 고의 또는 자해행위로 인한 재해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않는다”라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살은 대표적인 자해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업무상 재해로 보지 않는다.
단, 업무상 사유로 인해 발병된 정신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기록이 있거나, 자살 당시 정신이상상태에 있었음을 입증해야 예외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정신질환 진료 기록이 있는 경우에는 유족이, ‘정신질환 또는 자살이 업무에 기인해서 발생하였다’는 업무관련성 입증책임만 지기 때문에, 입증에 대한 어려움을 다소 경감할 수 있다. 문제는 자살 당시 정신질환 진료를 받지 않은 재해자들이 많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정서상 정신과 진료를 받는 것에 대한 좋지 않은 시선이 존재하고, 병력이 향후 인사상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근로자가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있어도 정신과 상담 및 치료를 받기는 쉽지 않다.
정신과 진료기록이 없다고 해서, 자살의 산재 인정이 불가능 한 것은 아니지만, 자살당시 정신적 이상상태에 있었다는 것과 그 정신적 이상상태가 업무와 연관성이 있다는 두 가지를 유족이 입증해야 한다는 큰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다.
재해자가 유서나 메모기록 등을 통해 자살의 이유와 당시 심리상태에 대해 정확히 기록해 놓지 않은 이상 자살 이후 유족들이 법률적, 의학적으로 정신적 이상상태에 있었음을 입증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때문에, 정신과 진료기록이 없다는 이유로 대부분의 업무상 자살사건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불승인 처분을 받고 있다.
자살 산재 사건에서 정신적 이상상태에 대한 입증책임을 재해자측에만 부담을 지우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한 기준이다.
일부 정신과 의사들은 ‘자살충동 및 자살행동 그 자체가 정신적 이상상태가 아니고서는 발생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살당시 재해자의 상태가 정신적 이상상태인지 아닌지 이를 명확히 판단하는 것도 현대의학의 한계로 어렵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따라서 공단은 단지 재해자가 자살당시 정신과 진료기록이 없다는 이유와, 재해당시 정신적 이상상태에 있었음을 재해자측에서 명백히 입증하지 못한다고 해서 지금처럼 무작위로 산재불승인을 남발하는 것은 심각히 고려해볼 문제이다.
오히려 반대로 공단조사 결과 “재해자가 자살당시 정상적인 의식상태(의사판단이 가능한 상태)에서 고의 자해행위로서 자살을 하였다는 것이 의학적으로 명백하다”라고 판단될 때 업무상 질병으로 불인승 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하여, 입증책임을 재해자로부터 공단으로 변경하여 재해자의 입증책임을 경감시켜줄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
[뉴스토피아 = 편집국 / ntpress@newstop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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