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피아 = 편집국]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지난 7일부터 사드배치를 시작했다. 더군다나 하반기 배치 방침에도 여전히 반대하는 목소리가 큰 가운데 중국에도, 국회와 정당에도, 국민들에게도, 사전 통보 없이 한밤중에 야반도주하듯 비공개로 말이다. 북한이 탄도미사일 4발을 동시에 발사하자 더 이상 핵·미사일 위협에 미룰 수 없다는 정부의 설명과 달리 조기 대선과 상관없이 밀어붙이겠다는 정치적 의도를 드러낸 것이란 비판이 크다.
한미 양국이 이미 사드배치에 합의를 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절차없이 정부와 국회를 배제한 사드배치는 우리 안보 상황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차기 정권에 넘기지 않겠다는 목적이 아니라면 우리나라 산업 경제가 큰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국가 안보가 걸린 중대 사안을 추진하는데 사전에 외교적 협조나 설득의 과정없이 무책임한 판단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드 국내 배치 시작 이후 언론사별 사설들을 보니 입장이 나뉜다. 조선일보는 ‘사드가 빨리 가동돼야 다음 정부의 부담도 줄어들 것’이라 했고, 중앙일보는 ‘중국의 잘못된 처신 때문’이라며 미국이 중국을 달래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동아일보도 ‘모든 뒷감당은 북한과 중국이 져야 할 수도 있다’며 안보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는 뜻을 내비쳤고, 문화일보는 한 술 더 떠서 ‘더 비상한 대응 수단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환영했다. 국민일보 역시 ‘적절한 조치’라며 ‘득보다 실이 훨씬 크다’고 평가했다. 거의 보수 성향으로 알려진 언론사들이다.
최근 사드배치로 거세진 중국의 경제 보복에 대한 피해는 국민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과 연관이 있는 사업체를 운영하는 이들에게는 재난수준이며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사드배치를 결정한 이상 불가피하게 겪게 되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인다. 다만 보복으로 인한 피해를 회복하려면 오랜 인내가 필요하다. 사드배치 찬반 논쟁의 이유를 들어보면 양측 모두 경우에 따라서는 분명한 나름대로의 명분이 있고 옳다.
사드배치 찬반 논쟁에 앞서 어떤 중대한 결정에서 갈등은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이를 투명하게 드러내 모든 지식과 지혜를 모아 장단점을 비교해 선택해야 한다. 사드배치로 인한 국내에 미치는 장단점과 국제관계에 미치는 영향, 이로 인해 발생하는 전체적인 국익의 변화 등을 상세하게 설명하기보다 ‘이미 엎지러진 물’이라는 식의 통보는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사드 배치는 국방부가 아닌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긴급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참정권을 가진 국민들이 자신이 뽑지 않은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라서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무효화하자는 경우는 없다. 단 한 표 차이라 하더라도 말이다. 국민들의 동의가 우선이 되어야 할 이 같은 중요정책은 국민투표에 붙일 수 있다는 헌법 제72조가 뻔히 있는데도 황 대행은 임의대로 일방적인 통보식 결정을 했다. 이러한 결정 자체가 ‘정당성’의 결여 때문이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뉴스토피아 = 편집국 / ntpress@newstop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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