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피아 = 편집국] 대선후보가 유권자들의 돈을 빌리는 선거 펀드. ‘문재인 펀드’에 1시간만에 300억원 넘는 돈이 모여 화제가 되고 있다. 선거때 마다 정치인 이름을 딴 펀드가 등장하면서 하나의 선거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한 사람당 투자금 제한도 없고, PC나 모바일에서도 신청할 수 있다. 금융상품이 아닌 개인간 금전 거래에 가까운 선거 펀드는 정당차원에서 모금을 하고 이자를 얹어 돌려주는 것으로 이자율 적용이 일반 신용대출 평균금리라서 상대적으로 이자가 높다.
자발적인 정치참여를 이끌어 낸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지만 위험 요소도 적지 않다. 선거 펀드의 시초라고 볼 수 있는 지난 2010년 경기도지사에 출마한 ‘유시민 펀드’가 사흘 만에 41억원을 모은 바 있으며, 이후 박원순 서울시장도 다음해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박원순 펀드’로 39억원을 모았다. 지난 대선 때인 2012년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도 ‘박근혜 약속펀드’로 250억원을 모아 큰 성과를 거뒀다.
선거 득표율에 따라 후보들이 국가로부터 받는 ‘보전비용’이 다르기 때문에 ‘득표율’이 관건이다. 투자한 돈을 잃을 수도 있는 보통 펀드와 달리 투자한 후보가 선거에서 지더라도 득표율이 15%를 넘을 경우 선거비용 전액을 받을 수 있다. 10%이상이면 절반을 돌려받는다. 그러나 원금이 보존되지 않고, 중간에 환매할 수 없고, 특정 조건을 만족하지 못했을 경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부분들은 예금자 보호가 되지 않는다.
득표율이 높아야 투자금 회수 가능성도 높아지다 보니 지지율이 높은 후보들을 중심으로 펀드가 활성화될 수 밖에 없다. ‘문재인펀드’는 100억원을 목표액으로 설정하고 연 수익률 3.6% 수익률을 제시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보증을 서고 개인자금을 차입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득표율과 무관하게 원금이 보장된다. 그러나 국내 주식형펀드의 세금은 15.4%에 불과하지만 문재인펀드는 금전차용 계약으로 분류돼 27.5%(이자소득세 25% 지방소득세 2.5%) 세금을 납부해야 해서 재테크 수단과는 거리가 멀다.
지지하는 후보자를 지원하는 개념으로는 지지율이 높은 정당이나 후보의 경우 ‘밑져야 본전’이니 펀드에 가입하면 지지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아 보인다. 문 후보는 원내 1당과 높은 지지율 덕분에 선거 운동도 돈 걱정 없이 하게 된 것이다. 반면 지지율이 낮은 유승민·심상정 후보를 비롯한 군소 정당 후보의 경우 물량 공세도 하지 못하는데다 적극적으로 선거 자금을 모금하기도 버겁기만 할 것이다. 자칫 빚으로 남게 될 수 있어 지출을 최대한 아끼면서 알뜰하게 대선을 치러야 하는 입장이다.
선거 펀드는 후보에게 합법적으로 가능성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정치후원금과 달리 규제가 엄격하지 않고 가입액 기준이 없어 정치인들에게 자금조달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정부로부터 보전받은 선거비용으로 원금과 이자를 투자자에게 갚는 방식에 대해서는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 후보자에게 원금을 받지 않았다면 이는 분명한 불법자금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게 된다는 사실도 지지자들은 확실히 알아두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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