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루 커피 2잔 이상 마신 사람, ‘고혈압’ 위험 낮았다

2잔 초과 그룹, 고혈압 위험 16% 낮아

2023-07-19     정대윤 기자

[뉴스토피아 정대윤 기자]하루에 커피 2잔 이상을 마시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고혈압에 걸릴 위험이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는 한국 성인을 대상으로 커피의 섭취와 고혈압이 반대의 연관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이화여대 의대 하은희(환경의학교실)·편욱범(순환기내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12~2016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9세 이상 1만2133명(남성 5303명·여성 6830명)을 대상으로 하루 중 커피 섭취량과 고혈압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연구팀은 남자 5,303명, 여자 6,830명으로 이뤄진 연구 대상자를 하루 커피 섭취량에 따라 2잔 이하 그룹(9,260명), 2잔 초과 그룹(2,873명)으로 구분해 고혈압 유무를 살폈다. 이에 따라 성별로는 남성의 32%, 여성의 17%가 각각 하루에 2잔이 넘는 커피를 마시는 그룹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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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시점을 기준으로 전체 대상자의 19.4%(2359명)가 고혈압 상태였다. 고혈압은 수축기 혈압이 140㎜Hg(밀리미터 머큐리)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Hg 이상인 경우, 항고혈압 약물로 치료 중인 경우로 정의됐다.

커피 섭취량과 고혈압 상태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하루 섭취량 2잔 이상 사람의 고혈압 위험이 2잔 이하로 마시는 사람보다 16%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연관성은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특히 두드려졌으며, 최대 24%까지 고혈압 위험이 낮았다.

그동안 커피 섭취와 고혈압의 연관성을 두고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논문을 보면, 연구 모델에 따라 다소 엇갈리는 결과가 도출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커피 섭취로 인한 혈압 상승이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커피의 주요 성분인 카페인이 단기적으로는 교감신경계 활성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생산 증가 등의 부작용으로 혈압 상승을 부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커피의 풍부한 섬유질과 폴리페놀 등 주요 성분이 카페인에 의해 유발된 승압 작용에 대한 내성, 항염증 작용 등을 통해 부작용을 상쇄하고 오히려 더 유익한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우리 몸이 카페인에 쉽게 적응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심혈관질환과 커피와의 관련성은 이전에도 속속 드러난 바 있지만, 커피 섭취로 인해 고혈압을 예방한다거나 완화시킬 수 있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개인의 상태를 고려하여 커피 섭취는 하루 3잔 이하가 적당하다.

이 결과는 커피와 고혈압 발생의 인과관계를 정확히 규명한 것은 아니지만, 한국인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하루 2잔이 넘는 커피 섭취가 고혈압과 반대의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한 데 의미가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임상 고혈압'(Clinical hypertension)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