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소 잃기 전에 외양간 고쳐야
[발행인 칼럼] 소 잃기 전에 외양간 고쳐야
  • 편집국
  • 승인 2019.10.28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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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정대윤 국장
발행인 정대윤 국장

[뉴스토피아 편집국]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증언을 앞두고 제출한 서면 자료에서 23일(현지시간) 가상화폐 리브라(Libra)에 대한 우려가 해소될 때까지 출시를 늦추겠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내년 상반기에 리브라를 내놓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주커버그 최고경영자의 이번 발언으로 리브라 출시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의 가상화폐 발행 연기로 가상화폐 제도권 진입이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데다 양자컴퓨터 등 신기술이 블록체인 보안기술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생겨나고 있어 비트코인 시세는 900만 원대를 밑돌며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기도 했다.

 

리브라는 페이스북과 왓츠앱 등 수십억 명의 가입자를 둔 플랫폼의 결제수단으로 개발되고 있었기 때문에 가상화폐를 제도권 결제수단으로 만들어 줄 기회로 여겨졌으나 업계의 기대감이 불안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구글의 양자컴퓨터가 복잡한 계산 문제를 풀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비밀키 해독, 채굴기능 향상, 가치 하락 등의 월등한 연산능력을 입증하면서 비트코인 시세 하락과 매도세 발생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3일 양자컴퓨터가 비트코인의 블록체인 보안 기술을 무력화시킬 수 있으며 이렇게 되면 거래 과정의 암호화, 안전한 송금 등 비트코인의 원천 기술이 무너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글도 이날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양자역학 기술을 활용한 양자컴퓨터 기술 개발에 근접했으며 이를 통해 현재 세계 최강인 슈퍼컴퓨터가 1만 년 걸릴 계산을 3분 20초 만에 해낼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논문을 게재했다. 이것이 현실화된다면 상용화가 어려울 것이라던 비관론을 뒤집고 현재 전산망과 금융망에 사용되는 암호체계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될 전망이다.

 

디지털 결제로 현찰을 보기 힘들어지고 있는 시대에 디지털 자산으로 지불 방식은 더욱 발전하고 전 세계적으로 비트코인 ATM 기계가 일상에 들어와 있다. 보이지 않고 만질 수도 없는 미래의 화폐, 디지털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투자 수단이 아니라 대안 화폐로 이용하려고 할 때 가장 불안한 부분은 가격변동성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비트코인의 익명성을 악용한 마약, 무기 등의 불법 거래나 돈세탁, 탈세 등이 발생할 여지가 높다는 점이다.

 

국내에 자금세탁방지 규제가 도입된 것은 2001년이며 '특정 금융정보거래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특금법)이 제정됐고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출범했다. 그러나 ‘조희팔 사기 사건’, 'CJ 비자금 사건‘ 등 크고 작은 자금세탁 사건이 이어졌고 금융사는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최근 자금세탁방지 분야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가상통화로, 최근 프랑스에서 열린 FATF에선 '가상화폐'를 '가상자산'으로 정의하고 이에 대한 각국의 권고기준 이행 여부를 평가하는 기준을 마련했다. 한국도 국회에 가상화폐에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주는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황이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금융의 형태가 바뀌고 있는데 기술적 · 제도적 문제들에 대한 대비하지 못하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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