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피아 고천주 기자]
충남 보령에서 태어나 한국문인협회 평생교육원 시낭송과 교수로 활동 중인 이연분 시인이 세 번째 시집 ‘한밤중의 돌고래 쇼’를 펴내 문단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연분 시인은 마음가짐이 정갈한 사람이다. 남을 험담하거나 말을 옮기지 않고, 늘 밝은 모습으로 웃어주는 사람이다. 불의 앞에서는 굽힐 줄 모르는 선비의 기개가 있고, 남의 어려움 앞에서는 함께 감내하는 따스한 정이 있는 천상 여자다.
표제작이 된 ‘한밤중의 돌고래 쇼’는 남편의 이야기다. 그녀의 남편은 지금 시력을 잃어가는 중이라고 한다. 생각만 해도 가슴을 도려내는 듯하다. 술 취한 채 잠들어 고래소리를 내는 남편을 보고 이 시인은 남편이 그녀에게 잡혀와 수족관에 살고 있는 돌고래로 읽는다. 하얀 배를 드러내 생의 파도를 일으켜야만 하는 우리네 남편들, 세상 아내들을 대표해서 그걸 알아주는 이연분 시인이 고맙기도 하다.
이연분 시인은 이 시집 속의 ‘시인의 말’을 통하여 “남편이 시력을 잃어 조기 퇴직을 했다. 늦은 나이에 공부한다는 핑계로 모든 것에 소홀했다. 아직은 청춘이라고 말할 나이에 이 눈부신 세상을 볼 수 없는 남편에게 속죄하듯 이 시집을 바친다”며 남편에 대한 미안함을 피력하며 순애보를 전하고 있다.
김순진 문학평론가는 이연분 시인의 시를 두고 “이연분 시인이 써내고 있는 대부분의 시편들에서 일관되게 보이고 있는 현상은 추상어들의 이미지화다. 알레고리 기법을 통해 추상을 이미지화하고, 거기에서 은유를 생산해내는 것은 매우 고도의 시적 기술이다. 이연분 시인은 인간의 삶을 형성하는 자식과 부부, 부모와 고향 같은 긴 알레고리 속에 자신을 포함시킨다. 때문에 이연분의 알레고리는 그 상세함에서 은유보다 길게 지속되고 더 충만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