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피아 = 이애리 기자] 화가 났을 때 저마다가 느끼는 감정은 모두 다르다. 뿐만 아니라 ‘화가 났다’는 감정을 표현하는 행동 방식과 말하는 방식 또한 제각각이다. 예를 들면 ‘부아가 뒤집힌다’, ‘열 받는다’, ‘혈압이 오른다’, ‘뒷목 잡힌다’ 등등 ‘화가 난다’는 말 대신 화가 난 상태를 표현할 수 있는 말(관용어)은 셀 수 없이 많다. 특히 관용어를 사용하게 되면 극도로 섬세한 감정까지도 표현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말을 하거나 글을 쓸 때 내용이 더욱 차져진다.
누구나 한번쯤 ‘지금 이 순간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적당한 말로 무엇이 있을까?’라는 고민에 빠져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특히 대화 중 이거나 글을 쓸 때 표현의 갈증은 더 심하게 나타난다. 한편 국어의 매력은 다양한 표현력이 가능하다는 데에 있다. 사전에 등록된 표준어부터가 타국과 비교했을 때 현저한 차이를 갖는다. 게다가 비속어, 은어 신조어를 비롯한 욕설이나 구전에 의한 사투리 등 사전에 등재되지 않은 말들까지 합한다면 이 세상 모든 것들에 대해 표현 불가능한 것이 없을 정도다. 한국이라는 나라가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는 잘 몰라도, 한국어가 참 재미있는 말이라는 사실을 알고 한국말을 배우려는 외국인이 증가하고 있는 것 또한 이런 연유에서다.
단순히 단어와 단어의 의미만을 안다고 해서 표현력이 느는 것은 아니다. 물론 남보다 많은 단어를 알고 있다면 표현력의 범위가 그만큼 넓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현실감각이 뛰어난 표현, 즉 ‘때에 적확한 능란한 화술’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비유’와 ‘풍부한 어휘’가 갖춰져 있어야 가능하다. 책 <우리말 관용어 사전>은 이성과 감성에 해당하는 모든 표현을 사전 한권에 담아냈다.
우리는 글을 쓰거나 말을 할 때 가끔 이런 생각을 하기도 한다.
“일에 임하는 적극적인 태도를 나타내고 싶은데 이를 표현할 만한 말이 없을까? 생동감이 느껴지는 관용어라면 더 좋을 텐데.” “슬픈 감정을 표현하고 싶은데 이러한 감정을 나타내려면 어떤 말을 써야 하지? 내가 느끼는 이 오묘한 슬픔을 섬세하게 표현하려면 관용어가 좋을 것 같은데.” - p.004 머리말 中
저자는 1996년에 故박영준 교수와 관용어사전을 공저한 바 있다. 그러나 사전이 출간되고 얼마 되지 않아 자모순으로 배열된 관용어사전의 한계를 느꼈고 나아가 기존의 사전 체제에 불편함을 견디지 못했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하지 않던가. 결국 많은 시도 끝에 지금의 이 사전을 편찬하게 되었다. 사전은 4,300여 개의 표제어를 의미에 따라 갈래지어 배열하고 각각의 말들에 자세한 뜻풀이와 용례를 소상하게 수록했다. 이는 독자들이 상황 맥락에 따라 적절한 관용어를 선택하게 됨으로써 실생활에서의 사전 활용도를 높여 많은 이들의 어휘력 발전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겠다는 저자의 배려인 동시에 <우리말 관용어 사전>이 편찬된 주요 목적이다.
이 사전의 가장 큰 성과는 갈래의 체계를 만들고 이 체계 안에서 관용어를 갈래지은 것으로, 상황 맥락에 따라 그에 적절한 관용어를 선택해 쓰고 싶은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표제어를 갈래의 체계에 따라 분류하다 보니 독자들이 혼란을 느낄 수도 있는데,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연관 갈래와 관련어 정보, 그리고 색인 정보를 실었다. 이로써 독자들은 이 사전을 좀 더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 <우리말 관용어 사전> 책 소개 中
#책 정보
[표제어 : 대분류 ‣ 중분류 ‣ 소분류(생략)]
1. 감정, 심리 ‣ 기억, 망각 / 기대, 의욕 / 욕망 / 만족감, 흥미…外 5
2. 성격, 태도 ‣ 인격, 품성 / 인정, 도량 / 각오, 간절, 인내 / 숨김, 드러냄…外 15
3. 동작, 행위 ‣ 일상적 행동, 몸동작 / 표현 행위 / 통제 주도…外 7
4. 상태, 가치 ‣ 모양, 신체 상태 / 능력, 성장, 수준 / 사정, 형세…外 10
5. 문화 및 사회생활 ‣ 글쓰기, 방송․예술, 스포츠 / 권한, 역할, 무력…外 14
[저자의 다른 책]
● 교양 있는 10대를 위한 우리말 문법 이야기(2013作)
● 한글민주주의(2012作)
● 한글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2011作) 등
[뉴스토피아 = 이애리 기자 / aheree@newstop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