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피아 남희영 기자]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각국이 '전시 태세'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19일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2만 명에 육박하고, 사망자도 8천800명을 넘어섰다. 미 존스홉킨스대 통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21만8815명, 사망자는 8810명으로 나타났다.
미국(9415명)과 프랑스(9054명)의 누적 확진자 수가 9000명을 넘기면서 한국(8565명)보다 많아졌다. 미국은 하루 새 무려 3000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올 정도로 이탈리아의 폭증세를 따라가고 있다. 그 밖에도 스위스(3067명)와 영국(2644명), 네덜란드(2056명)를 포함해 2000명 이상의 확진자를 보인 국가는 11개국으로 집계됐다.
이날 유럽 전체의 누적 확진자 수는 9만 명, 사망자는 4200명으로 중국의 누적 확진자(8만1138)와 사망자 수(3237명)를 모두 크게 넘어섰다. 6대륙 중 가장 늦게 감염자가 발생한 중남미도 400여명이 늘어난 1천600여명이 확진되면서 확산 추세가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가별 누적 확진자는 중국이 8만1138명으로 아직 단연 1위다. 그 뒤를 이탈리아(3만5713명), 이란(1만7361명), 스페인(1만4769명), 독일(1만2327명)이 따라가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각국의 지구촌 정치 지도자들은 이번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바이러스와의 전쟁'으로 규정하면서 거의 전시상황에 준하는 정책을 총 동원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전시 대통령'이라고 지칭하며 현 상황을 "중국 바이러스에 대항한 우리의 전쟁"이라고 규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민간 기업들이 코로나19 대처에 필요한 의료 물자 생산을 확대하도록 하기 위해 국방물자생산법(Defense Production Act)을 발동하겠다고 말했다.
전시처럼 긴박한 상황에 동원되는 이 법은 대통령이 국방·에너지·우주·국토안보를 지원하기 위해 주요 물자 생산을 확대하도록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한다.
경제지 포천은 전시에 총기와 탱크를 생산했던 자동차업체 제너럴 모터스(GM)가 이제는 중국 류저우시에 있는 자사 생산공장에서 수술용 마스크를 제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GM뿐만 아니라 포드 등 미국 자동차 제조사들도 인공호흡기 등 의료기기를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가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는 유럽에서도 각국 지도자들이 나서서 전시태세에 준하는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롤스로이스·포드·혼다 등 자국 내 생산기지가 있는 자동차 업체를 비롯해 60여개 제조사에 인공호흡기 등 필수 의료장비 생산을 요청했다. 또한 호텔을 임시병동으로 사용하기로 하는 것 외에도 은퇴한 의료진까지 의료현장에 복귀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한편, 전 국민 이동 금지령이라는 초강수를 발표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최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우리는 전쟁 중"이라는 거듭된 표현을 써가며 시민들의 경각심을 촉구했다. 이를 위해 마크롱 대통령은 군 병원과 군 장병을 코로나19 대응에 투입하겠다면서 "이런 특단의 조처를 한 전례가 없음"을 강조하고 나섰다.
세계적 명품 브랜드 루이뷔통의 모기업인 프랑스 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는 이에 호응해 프랑스에 있는 자사 향수·화장품 제조시설에서 손 세정제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파리에 있는 39개 공공병원을 비롯해 보건당국에 무료로 세정제를 공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이날 이례적인 대국민 TV 연설을 통해 "코로나19 팬데믹은 통일 이후, 아니 2차 세계대전 이후 국가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이라면서 "의료진들이 이 싸움의 최전선에 있다. 이를 이겨내느냐는 온국민의 단결과 협동에 달렸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