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피아 고천주 기자]미얀마 군부가 지난달 초 쿠데타 직후 미국 연방은행에 예치된 10억달러(약 1조1250억원)의 미얀마 중앙은행 자금을 빼돌리려고 시도했지만 미국 정부가 동결해 막았다고 로이터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1일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하고 사흘 뒤인 지난달 4일 ‘미얀마 중앙은행’ 명의로 뉴욕 연방준비제도은행에 예치된 10억달러를 옮기려 했지만 연준 보안 절차에 걸려 봉쇄됐고, 이후 미국 정부의 제재 때문에 무기한 동결된 상태라고 미 정부 관계자 1명을 포함한 3명의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얀마 군부는 쿠데타 직후 기존 정부 각료들을 구금하고 새로운 인사들을 임명했으며 미얀마 중앙은행장도 새로운 인물로 교체된 상태다.
연준은 지난달 4일 미얀마중앙은행의 이름으로 시도된 첫 자금 이체를 정지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날 미얀마 중앙은행 명의의 거래 시도가 뉴욕 연은 안전요원에 의해 처음 차단됐다. 그런 다음 미얀마의 거래를 차단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정식으로 하달되기 전까지 미국 관리들이 인출 승인을 지연시켰다.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영구적인 자금 동결을 승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미국이 미얀마 군부가 10억달러에 "부적절하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미얀마에서는 쿠데타 이후 대규모 구금 및 군부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 과정에서 유혈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지난달 1일 발생한 쿠데타 이후 미얀마에서 최소 54명이 군인과 경찰에 의해 숨지고 1700명 이상이 구금된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실제 사망자가 더 많을 수 있다고 밝혔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을 거두자 '심각한 부정행위가 일어났지만, 정부가 이를 제대로 조사하는 데 실패했다'는 이유를 들어 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