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피아 정상원 기자]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9%를 기록하며 석 달 만에 2%대로 둔화했다. 다만, 사과와 배 등을 중심으로 과일값 불안은 이어졌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99(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2.9% 올랐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2월 3.2%에서 올 1월 2.8% 내리며 2%대로 둔화했다가, 2∼3월 두 달 연속 3.1%를 기록한 바 있다.
상품별로는 농축수산물 가격이 전년 동월보다 10.6% 오르며 전월(11.7%)보다 상승률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농산물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20.3% 올라 2월(20.9%), 3월(20.5%)에 이어 석 달 연속 2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사과 가격은 80.8% 상승해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0년 1월 이후 역대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던 3월(88.2%)보다는 떨어졌다. 다만 4월에는 배 가격이 102.9% 껑충 뛰었고, 토마토(39.0%), 배추(32.1%) 가격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가공식품은 1.6%, 석유류는 1.3%, 전기·가스·수도는 4.9% 각각 상승했다. 기여도 측면에서는 농산물이 물가상승률을 0.76%포인트(p) 끌어올렸다. 외식을 비롯한 개인서비스 물가도 0.95%p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작용했다.
석유류 가격도 전년 동월 대비 1.3% 상승하면서 지난 3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올랐다. 석유류 가격은 지난 3월 1.2% 상승하며 지난해 1월 이후 14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년 동월 대비 상승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2.3% 올랐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3.5% 상승했다. ‘장바구니 물가’ 성격인 신선식품지수는 전월에 견줘서는 3.7% 하락했지만, 지난해 같은 달 대비로는 19.1% 올랐다.
공미숙 심의관은 과일값 강세에 대해 "정부의 긴급안정자금이 지원되기는 하지만 사과나 배는 저장량과 출하량이 적다 보니 가격이 크게 떨어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새로 출하될 때까지는 가격이 유지되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