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피아 고천주 기자]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18일 북한 매체가 한국군 합동참모본부 촬영 영상을 무단으로 갈무리(캡처)한 사진을 사용했다는 지적에 대해 "미국 NBC 방송, 폭스뉴스, 영국 로이터통신과 같은 세계 각 언론이 보도한 동영상 중 한 장면을 사진으로 썼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보도된 담화를 통해 "여기에 무슨 문제가 있는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김 부부장은 "그러한 각도(남쪽에서 북쪽 방향)에서 우리가 찍을 수가 없는 것이고 또 구도상으로나 직관적으로 보기에도 좋고 우리의 의도에 썩 맞더라니 쓴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과 영국의 방송사나 통신사가 보도한 영상을 쓴 것이어서 문제가 없다는 게 김여정의 주장이지만, 이들 외국 언론사는 합참이 제공한 영상을 보도에 사용하고 출처 또한 명확히 밝혔다. 결국 출처 없이 보도한 북한 매체는 합참 영상을 무단으로 도용한 셈이 된다.
앞서 합참 이성준 공보실장은 전날 정례 언론브리핑에서 "합참이 공개한 영상을 북한이 무단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북한 주민에게 알리긴 알려야 하는데 그쪽 지역에서 사진을 못 찍었거나 잘못 나왔거나 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사회는 국제법도 제대로 잘 적용되지 않는 곳이어서 그런 것(저작권 위반)을 무시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또한 북한이 경의선·동해선을 폭파한 게 '필연적·합법적 조치'라 주장한 것과 관련해서는 "북한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했다.
김 부부장은 이 실장의 이같은 언급에 대해 "대한민국 것들은 참으로 기괴망측한 족속들이라고 말하지 않으려야 않을 수가 없다"며 "우리가 단행한 폭파 조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눈썹에 얼마나 엄중한 안보위기가 매달렸는지 사태의 본질은 간데없고 '사진론난'을 불구는 행태가 진짜 멍청하기 그지없다"면서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한편, 김 부부장은 "나라의 안보를 지킨다는 합동참모본부가 직분에도 맞지 않게 사진 따위나 만지작거리면서 망신하지 말고 우리 공화국의 주권과 안전에 엄중한 위해를 끼친 중대주권침해도발사건에 대해서 제대로 조사, 규명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북한은 남한 무인기가 지난 3일, 9일, 10일 평양에 침투해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고 최근 주장했으나, 군은 사실관계를 "확인해줄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